▲ 여원구 후보     © 서규식 기자

[뉴스후 서규식 기자] 농협중앙회장에 출사표를 던진 여원구후보는 농협에서 잔뼈가 굵어진 인물이다. 여원구후보와의 대화에서 놀라웠던 부분은 그가 가지고 있는 농협에 대한 애정과 계획외에 때묻지 않은 순수함을 가진 부분이었다.

 

여조합장은 경기 친환경조합 공동사업법인 이사회의장, 경기도 조합운영협의회 의장, 농협중앙회 이사 등 농협 내부조직뿐만 아니라 전국 친환경농산물 자조금관리위원회 감사, 전국 친환경농업인연합회 감사 등 외부 직채을 맡아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여조합장을 만나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1. 농협중앙회장에 출마하게 된 동기와 포부는 무엇인가?

 

농산물 수입 개방의 물결 속에서 농촌은 점점 더 어려워져만 가고 있다. 

도·농간 소득격차는 갈수록 벌어져만 가고, 교육, 문화, 보건 등 열악한 여건으로 인해 젊은이들이 떠나간 텅 빈 농촌에는 아기 울음소리를 들어본 지 오래되어 농촌 공동체가 해체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지난 10월 접한 WTO개발도상국 지위 상실 소식은 산업고도화 시대에 소외된 농업인들에게 그나마 실낱같은 희망마저도 빼앗아 가버렸다. 

 

이런 상황에서 농업·농촌의 최후의 보루임을 자임해 온 농협의 임직원으로서 책임을 통감하면서 결단을 내리지 않을 수 없었다.  

 

농업인구 감소와 GDP에서 차지하는 농업부문의 비중이 갈수록 줄어드는 상황에서 농업계의 목소리만으로는 한계가 뚜렷하며 공허할 뿐이다. 그 동안 친환경농산물 학교급식사업 등을 통해 정부는 물론 시민사회와의 폭넓은 소통과 교류한 가운데 농업·농촌 회생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다. 농업의 공익적가치 인식과 농업·농촌사회를 보호·유지하기 위한 국민적인 공감대를 바탕으로 농협조직의 역량을 최대한 이끌어낼 수 있다면 농업·농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다. 

 

중앙회장이 되어 해야 할 일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설레지 않을 수 없다.

전임 회장께서는 희미해져 가던 임직원들의 협동조합정신을 일깨우고 방향은 제시하였으나 아직 갈 길이 요원하다. 구호에만 머물지 않고, 구체적인 사업을 통해 협동조합원칙이 관철되면서 조합원 실익으로 이어져 명실상부한 세계적 협동조합으로 우뚝 서는 날을 매일 꿈꾼다.  

소득이 되는 농업, 사람이 사는 농촌, 미래로 나가는 농협을 꼭 실현하고 싶은 소망이다.

 

2. 농협중앙회장의 자질로서 본인의 장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농협중앙회장이 갖춰야 할 최고의 덕목으로 ‘소통과 공감’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한 ‘농정활동’을 꼽을 수 있다.

 

2005년 양서농협 조합장으로 처음 당선되었을 때 가장 먼저 시작한 일 중의 하나가 ‘내일’이라는 제목의 조합원 소식지를 발간하여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이는 오늘의 양서농협을 있게 한 일등공신이라 할 수 있다. 소식지를 매개체로 하여 조합원과 고객들로 하여금 양서농협의 사업에 높은 신뢰도를 갖게 해주었고 농협사업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현장에 답이 있다’는 신념으로 논두렁부터 국회까지 가리지 않고 운동화 차림으로 누비며 소통하고 공감하면서 문제를 해결해 왔다. 특히, 친환경농산물 학교급식사업을 주도하면서 만난 재야 농민단체, 학부모와 시민단체, 교육청, 지방 및 중앙정부, 국회의원 등 폭넓은 교류와 경험들은 중앙회장으로서 소중한 자산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3. 남달리 지역사회와 소통과 농정활동을 강조하는 이유는?

 

소통과 농정활동을 강조하는 이유가 단순히 농업의 비중에 따른 약자의 대국민 호소전략 만에 있는 것은 아니다. 이는 협동조합 생존의 근거가 되며 협동조합원칙 중 ‘지역사회에 대한 기여’원칙이 갈수록 부각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역사회에 뿌리를 내리고 기여해 온 협동조합은 민간기업 대비 위기에 강하다는 사실은 지난 두 번의 세계적인 경제위기를 통해 입증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농협이 전반적으로 이를 소홀히 하는 것 같아 걱정이 앞선다. 농협은 특별법에 근거하여 설립되고 정부대행사업을 기반으로 성장해왔으며, 농정파트너로서 일종의 독점적 지위를 유지해왔던 것이 사실이다. 정부 정책사업으로 광역단체 2개소와 시군 28개소에서 운영 또는 설립 중인 농어업회의소에 대한 농협의 참여는 극히 미미하다. 또한 소비자와 함께 하는 농축산물 판매의 장으로서 지자체들의 핵심정책으로 자리잡고 있는 지역 푸드플랜에 대한 참여도 로컬푸드직매장 개설 외에는 소극적이어서 지역커뮤니티로부터 소외되고 있는 실정이다.

 

지역커뮤니티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와 지역사회에 대한 기여를 바탕으로 

지역주민과 국민의 동의를 얻어야만 정부·국회의 지지를 얻어 농업·농촌 문제에 대해 예산이 뒷받침되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정책 대안이 가능한 것이다.

 

4. 양서농협 조합장으로서 내세울 만한 업적은?

 

양서농협은 수도권 상수원보호구역이라는 환경과 70%에 이르는 조합원 고령화에 착안하여, 친환경농업에 특화한 소득증대 사업과 조합원 복지사업을 핵심축으로 추진해 왔다. 여기에 교육문화사업과 지역사회기여사업을 더해 소위 ‘요람에서 무덤까지’ 사업을 실현하고 있다.

 

첫째, 소득증대사업으로 친환경 미곡작목회를 결성하여 전문 영농상담사의 토양개량 지도와 영농자재 보조 등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 친환경 명품쌀 ‘밀키퀸’브랜드를 탄생시켰다. 또한 13개 농협을 경기농협친환경조합공동사업법인으로 묶어 친환경 학교급식을 주도하여 소비자와의 교류를 넓혔고, 농산물 판로확대를 위해 로컬푸드직매장 건설도 추진 중에 있다. 

 

둘째, 원로조합원들을 위한 복지사업이다. 2005년 전국 최초로 조합원 건강검진을 시작하여 전국의 모범이 되었는데, 지난 13년간 약 12,000여명이 참여하였다. 이 외에도 원로조합원 복지이용권 배부, 조합원 해외연수, 조합원 자녀 학자금 지원, 원로조합원 장수사진 촬영, 경로당 운영비 지원, 찾아가는 원로조합원 경로잔치 및 조합원 화합한마당행사, 조합원 및 가족장례 시 장례물품 지원 등 열거하기 힘들다. 특히 최근에는 최신시설의 장례문화원을 완공하여 지역사회로부터 호평 받고 있다. 

 

셋째. 교육문화사업으로 조합원 대상 소식지 및 연감 발행, 영화·뮤지컬 관람, 노래교실 및 건강백세 힐링체조교실 운영은 물론 임직원 대상 정례워크숍, 지식경영아카데미, 직원해외연수 등의 사업이 있다.

 

이외에도 홀몸어르신 나들이 행사, 문화체험 및 공연관람, 명절음식 나눔행사 및 물품지원 등 행복플러스 봉사단 운영과 농가일손돕기 및 관내 소외계층 지원, 사회복지시설 봉사, 이웃사랑 김장담그기 행사, 사랑 나눔 빨래방 운영 등 임직원들의 봉사활동으로 지역사회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현재, 국내 수많은 조합들의 선진지 견학코스로 자리잡았고, 최근에는 아프가니스탄 중앙부처 공무원 연수단 연수코스로도 주목을 받았다.

 

5. 제24대 농협중앙회장에 출마하셨는데 주요 핵심공약은?

 

무엇보다 우선 농협의 존재이유인 농가소득 증대에 중점을 두겠다. 이를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생산비 10% 절감과 판매금액 10% 증대를 목표로 하는 범농협 「Ten-Ten운동」을 전개하겠다.

 

둘째, 농·축협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 농협의 뿌리조직인 농·축협이 튼튼해야 중앙회도 지속가능하다는 것은 협동조합의 기본 이치이다. 농·축협은 지역사회에 뿌리를 내려 사업을 추진하고, 중앙회는 농·축협의 자립성장을 지원하며 각종 의사결정이 농·축협 중심으로 운영되도록 개편하겠다. 

 

셋째, 중앙회와 계열사는 농업인과 국민의 신뢰를 받는 강소조직으로  개편하겠다. 신경분리 이후 중복업무가 늘고 비대해진 중앙회조직을 농·축협 지원업무에 효율성을 발휘하도록 체질개선을 추진하겠다. 

 

넷째, 농업·농촌의 미래를 위한 장기적인 투자에 힘을 쏟겠다. 급변하는 글로벌 환경변화에 대응하여 지속가능하고 희망이 넘치는 농업·농촌을 만들기 위해 원로조합원에 대한 복지지원은 물론 차세대 농업인 양성과 미래 농업 먹거리를 발굴·지원하겠다. 

 

나아가, 이러한 정책을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하여 각종 농업정책 및 제도개선에 노력하겠다. 모든 정책은 예산의 뒷받침이 필요한 만큼 농민단체는 물론 시민사회의 동의를 바탕으로 농업의 공익적 가치를 공유하고 농민수당의 중앙정부 지원, 고향사랑기부제 등 각종 정책 및 예산 반영에 혼신을 다 하겠다. 

 

6. 협동조합에 대한 남다른 신념과 원칙론자라는 세평에 대해? 

 

모든 조직이 생명력을 지니고 성장·발전하기 위해서는 존재의 목적을 명확히 하고, 운영원칙에 충실히 수행하며, 나아가 성과가 지속가능한 수익모델이 되어야 한다. 

 

농협조직 또한 이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농협법에 명시되어 있듯 농협은 농업인의 경제·사회·문화적 지위향상이 지상과제이며, 사업방식은 협동조합원칙에 충실히 따라 수행하고, 지속적 수익창출을 통해 농가에 실익을 제공해야만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조직으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협동조합을 지탱하는 7대 원칙이 있다. 가입자유, 민주적관리, 경제적참여, 자율과 독립, 교육과 정보의 제공, 협동조합간 협동, 사회적기여 들이 그것이다. 이 원칙들이 구호에 그친다면 진정한 협동조합이라 할 수 없다. 구체적인 사업을 통해 협동조합원칙이 관철되는 방식으로 사업을 수행하고, 그 결과가 조합원 실익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체질을 바꾸어 나가고자 한다. 

 

예컨대, 농·축협 중심의 중앙회 의사결정구조 정립(민주관리), 사업참여 조합에 대한 집중환원(경제적 참여), 도·농조합 협력사업(협동조합간 협동), 지역커뮤니티와 연계한 사업(지역사회에 대한 기여) 등 사업전반에 걸쳐 협동조합 원칙에 충실하여 명실상부한 협동조합으로 재정립하고자 한다.

 

7. 도·농상생 차원에서 도시-농촌조합 간 양극화 해소 방안은?

 

인구감소와 노령화 등으로 농촌조합은 활력을 잃어가는 반면, 도시농협은 지속성장하는 가운데 조합원수 감소 등으로 정체성이 모호해지고 농·도조합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이로 인해 농협 안팎으로 ‘비판과 동정’의 시선이 공존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동안 농사자금을 조달·공급하고, 농축산물 판매에 크게 기여했다고 자부해 온 도시조합으로서는 벙어리 냉가슴 앓듯 속앓이를 해왔다.

 

그런데, 소비자와의 최접점에 있는 도시조합은 농축산물 판로확대가 지상목표인 농협조직에 보배 같은 존재이다. 농촌조합도 도시조합이 가질 수 없는 소중한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지닌 농촌은 산업사회에 찌들어 심리적 안정과 평온을 갈구하는 도시민들에게 영혼의 휴식처이자 마음의 고향이라고 생각한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속담이 있듯이 개별  농촌·도시조합의 역량과 잠재력을 결합시킨다면 그 시너지는 상상 이상이 될 것이라 확신하며, 이는 ‘협동조합간 협동’원칙에 전적으로 부합한다.

 

도시-농촌조합이 연계하여 로컬푸드직매장, 체험농장, 휴식·치유 및 여행 프로그램 등 지역사회와 밀착된 사업을 통해 상호윈윈(Win-Win)하도록 중매쟁이의 역할을 적극 수행하겠다.

 

8. 농협 신경분리 이후 농민지원사업 애로 해소방안은?

 

농협이 경제사업에 소홀하다는 비판이 고조되면서 중앙회 사업구조개편의 빌미가 되었고, 2012년 중앙회는 경제지주와 금융지주를 두 축으로 하여 많은 자회사들로 분리되었다. 당시 농협 수익센터 역할을 하는 신용사업이 금융지주계열로 분리된 데 대해서는 큰 반대가 없었지만, 경제지주 설립에 대해서는 반대의견이 많아 18대국회농해수위 사상 처음으로 만장일치가 아니 표결을 통해 이루어졌다고 전해지고 있다. 

 

신경분리 당시 우려했던 많은 것들이 현실화되어 나타나고 있다. 금융사업 중 많은 부문이 농·축협과 경합되고, 경제지주 소관 사업들은 많은 자본금 배분에도 불구하고 제 앞길도 가리지 못하며, 농축·협과 최접점인 일선 시군지부도 그 역할이 예전만큼 못 미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농·축협 중심의 지역본부 운영, 계열사에 대한 지배구조 강화, 복지기금 등을 통한 농·축협 우회지원 등 법개정이 수반되지 않는 과제들은 우선적으로 운영의 묘를 살리고, 농·축협의 효과적인 지원이 요구되는 중앙회와 경제지주 재통합 등 법개정 사안에 대해서는 조합장님들과 지혜를 모아가도록 하겠다.     

 

9. 세계무역기구(WTO) 개발도상국 지위상실에 대한 대책은?

 

1995년 세계무역기구(WTO)체제가 출범한 이후 농축산물 수입이 급격히 늘어나 농가경제에 엄청난 피해를 끼쳤다. 그나마 우리나라가 얻어낸 성과는 개발도상국 지위를 확보함으로써 주요 품목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파제 역할을 할 수 있었다. 그런데 최근 미·중무역전쟁의 와중에 트럼프정부의 강경책에 불똥이 우리나라로 옮겨 붙어 우리 정부는 애써 지켜온 개도국 지위를 포기하기에 이르렀다. 

 

우리나라 경제 전체를 생각하는 정부의 ‘읍참마속’같은 심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나 타 산업의 수출확대를 위해 농업을 희생양으로 삼는 일은 결코 있어선 안된다. 2015년 한·중FTA에 따른 농업부문에 대한 피해보상 방안으로 무역이득공유제 법제화가 논의되었으나 대기업의 반대로 좌절되고, 대신 농어촌상생협력기금 1조원을 조성하기로 했으나 그마저도 목표액의 20% 수준에 머물고 있다. 

 

피해보는 쪽에 대한 대책수립이 우선되는 것이 협상의 기본임은 말할 나위도 없다. 농업의 공익적가치를 법제화 하고, WTO에서 허용하는 직접지불제 예산을 경제협력기구(OECD) 수준으로 늘리는 등 농업부문 예산을 대폭 늘리려는 노력이 절실하다. 농민단체 등과 협력을 통해 공동대응해 나갈 계획이다.

 

10. 최근 큰 상을 받았다는 소식이 있던데 소개해 달라?

 

영광스럽게도 지난 12월 18일 DYNAMIC KOREA와 혁신리더스포럼이 주최한 ‘2019 대한민국 TOP LEADERS 대상’ 을 수상했다. 

 

이 상은 대한민국을 이끌어가는 국회의원, 자치단체장, 경제단체장 등  여러 부문의 리더들을 대상으로 의정활동, 경영철학과 비전, 경영전략과 지원, 경제적·기술적 성과·공헌도·역량 등 세부기준에 따라 평가하여 주는 상인데 저는 농산물유통개선 기여부문 대상을 수상하였다. 

 

지난 2005년 양서농협 조합장 취임 이후 여러가지 업적 특히, 2015년부터 중장기 계획의 2기 목표로서 비전 2020을 수립하고 조합원들과 함께 목표를 공유하며 정진해왔던 점이 크게 인정받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