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에 활기찬 바람이 불고 있다. 프로야구10구단 추진이 그것. 잘만 되면 프로야구를 중심으로 시민이 하나로 뭉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스포츠 특성상 함께 소리치고 얼싸안고 즐길 수 있는 문화가 생기게 된다. 휴먼시티 수원의 도시브랜드 가치까지 상승하는 효과가 기대되기도 한다.

상상만 해도 즐겁다. 염태영 수원시장도 누구보다 그 의의를 잘 안다. 그래서 적극적이다. 정치인으로서 의미도 있다. 하지만 상상을 현실로 이끌어 내려면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구단유치 성공이 모든 것을 보장하지 않기 때문이다. 어쩌면 그 후 더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시민을 구장으로 끌어 들이지 못한다면 오히려 큰 짐이 된다. 수원의 자존심도 상하게 된다.

과거 현대프로구단이 수원에 잠시 머물렀던 적이 있다. 수원야구장을 근거지로 활동했다. 하지만 시민들의 호응을 얻는데 실패했다. 그 원인과 배경을 잘 분석할 필요가 있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수원시는 지난 4월 한국야구위원회 신생 프로야구 유치 의향서를 제출했다. 8월9일 프로야구 제10구단 창단을 위해 프로야구단 유치 추진위원회를 위촉했다.

수원시 제1부시장을 당연직 위원장으로 수원시의원 한국야구위원회 인사 유명야구인 언론인 생활체육수원시야구협회 인사 야구장 건립 전문가 지역상공인 시민사회단체 경기도 체육계 인사 등으로 20여명을 위촉했다.

용인 평택 화성 안성 의왕 오산 등 경기남부권 7개 기초자치단체장에게도 지원을 요청했고 긍정적인 답을 이끌어 냈다. 아쉬운 것이 있다면 성남시가 빠졌다. 성남시는 10구단을 꿈꾸는 지자체다. KBO에서 10구단 추진을 타진해온 적도 있다고 한다. 이재명 시장 역시 그 꿈을 버리지 않고 있다. 복병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염 시장은 경기도와 그리고 김문수 도지사가 적극적으로 밀고 있다며 성공유치를 장담했다. 여기에 한국야구위원회에서도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

유명인도 움직이는 등 적극성을 띄고 있다. 야구해설가 허구연씨를 강사로 초빙해 수원포럼을 개최한다. 허구연씨는 야구정보 회사인 (주)KSN 대표이사이자 대한야구협회 이사이다. 그가 이때 수원시를 방문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 여기까지는 유치를 위한 활발한 움직임들이다. 장밋빛이다.

수원시가 10구단 유치를 위해 발 벗고 뛰는 일 외 준비하고 있는 것은 수원야구장의 리모델링이다. 수원시는 200억 원의 예산을 투자하기로 계획을 세웠다. 기존 수원구장의 관람석 정비 및 스탠드 바닥방수 VIP실 스카이박스 조명타워 기구 교체 등의 대대적인 리모델링 작업 진행을 KBO측에 약속했다.

그러나 걱정이다. 수원구장의 한계성이 염려스럽다. 리모델링으로 좌석을 늘리고 부대시설을 배치하는 것으로 수준 높은 관중의 마음을 뺏을 수 있을까 하는 염려가 든다. 경쟁력 있는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을 지 의문이다.

기존 구장을 활용할 수 있어 돈이 조금 들어가는 것만으로 좋아 할 일이 아니다. 장사를 해도 초기투자가 중요하다. 상권분석이 필요하고 그야말로 길목 좋은 가게를 잡아야 그나마 성공 가능성이 커진다. 요즘 야구장은 야구만 보는 그런 야구장이 아니다. 가족레저 활동의 현장이자 직장인들의 파티장이다.

토요일 오후 야구장은 그 어느 놀이터보다 즐거운 놀이터로 변신하고 있다. 이는 구장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이벤트가 관중을 즐겁게 해주기에 가능하다.

삼겹살 파티를 하며 관람을 하고 해외의 경우 거품목욕을 하면서 경기를 구경하기도 한다. 그런 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수원구장에서 아직 타 구장과 차별화된 인프라 구축과 이벤트가 있다는 얘기는 듣지 못했다. 오로지 유치성공에만 신경이 집중돼 있는 듯하다. 앞으로 기획하면 될 것이란 얘기를 한다면 이미 늦었다고 말하고 싶다.

수원구장이 소화할 수 있는 성공경영 플랜이 지금부터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혹 수원구장이 아이디어를 구현할 수 없다면 돈을 들여서라도 제대로 준비하길 당부하고 싶다. 유치에 성공했다고 구단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 구단만 쳐다보며 발만 동동구르는 일은 일어나서는 안 된다.

수원에 프로야구 유치가 중요하지 않다. 성공경영이 더 중요하다. 따라서 제대로 된 운영계획과 성공전략을 하루빨리 보고 싶다.
수원시는 10구단이 수원을 비롯해 주변 지자체에 미치는 경제적 효과에 대해 한양대학교에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아직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아쉬운 것이 있다면 결과를 갖고 추진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유는 간단하다. 유치도 중요하지만 성공운영이 더 중요하다. 성공하지 못할 거라면 애당초 시작하지 말아야 하기 때문이다.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