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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정치판은 요동치고 있다. 정치인들이 구상하고 계획했던 일이 아닌 일이 펼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자존감을 버리면 남는 것이 없는 정치판에 자신들의 손을 거치지 않고 또 허락을 받지 않고 이름을 들이미는 사람들이 있으니 당황스러운 것은 당연한 일이다.

바로 안철수 서울대학교 융합과학대학원 원장과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가 그들이다. 무상급식 문제로 오세훈 시장이 물러난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아무도 짐작하지 못했던 꿈틀거림이다. 서울시장 자리는 대통령도 배출했던 자리다. 정치인이라면 당연히 앉고 싶어 하는 자리다. 여야 정치판에서는 당 안팎으로 인물물색에 나서고 있을 즈음 두 사람의 출마설은 정당으로 볼 때는 청천벽력이다.

안철수 그가 누구인가? 의사이자 프로그래머였으며 지금은 대학교수다. 그의 이력은 누구나 알고 있을 정도로 널리 알려져 있다. 박원순 그 역시 알 만한 사람은 다 알고 존경받는 인물이다. 변호사이자 대표적 시민운동가다.

정치판에서 두 사람 이름을 듣게 됐을 때 놀라기도 했지만 희망도 느껴졌다. 두 사람은 진짜 뭔가 다를 것이란 기대감이 그것이다.

안철수 교수는 "결심이 서면 말하겠다"는 공식입장을 밝혔다. 현재 추석 후 입장발표가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출마여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반면 박원순 상임이사는 이미 출마의 뜻을 피력했다.

그런데 두 사람은 기존 정치판수순을 밟지 않는다는 점이 특이하다. 그래서 더욱 희망적이다.
안 교수는 출마할 경우 무소속 출마를 검토 중으로 알려졌다. 박 이사 역시 야권통합 후보로 도전해 당선된다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역시 무소속에 무게감을 두고 있다.

이 부분들이 재미있다. 두 사람은 새로운 것을 추구하기 위해 출마하는 것이 분명하다. 정당이 낀다면 그 뜻이 희석된다. 정당선택을 안 하는 이유다.

따라서 정당들이 설 자리가 약해졌다는 점이다. 그동안 정당이 좌지우지했던 공천을 무시하고도 막강한 함을 발휘하고 있는 두 사람. 그 힘의 원천이 바로 국민인 것을 정치인들은 잘 알고 있다. 정당은 그래서 전전긍긍하고 있다. 국민이 정당역할에 관심 없다는 것을 그들도 잘 알고 있기에 지금 돌아가는 판세 앞에 목소리도 제대로 못 내고 있다. 펼쳐질 미래에 대해 머리 굴리기 바쁘다. 아주 통쾌하다.

안철수 박원순 두 사람이 정치판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 일으켜 주길 기대해본다. 누가 서울시장이 되는가도 중요하지만 멋진 승부로 구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정치판에 경종을 울려주길 당부한다. 당선되지 못해도 변화의 불씨는 던졌다.

분명 희망적이다. ‘이들 중에 서울시장에 당선되면 뭔가 달라지지 않을까?’ 생각만 해도 짜릿하다. 마치 복권을 사둔 일주일간 기대감처럼.

경기도에도 언젠가는 경기도민에게 희망을 가득 안겨 줄 인물들이 나타날 것을 확신한다. 지금은 그 터전을 마련하고 다지는 때임을 믿고 싶다.

안철수 교수는 “서울시장이 바꿀 수 있는 것은 많다”고 했다. 그렇다. 못하는 것이 아니라 안하는 것이다. 생각을 바꾸지 못했기 때문이다. 생각을 바꾸자. 할 수 있다. 관행은 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