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심화프로그램이 맞춤교육의 일부라는 오산시의 주장은 지나가던 개가 웃을 일이다.

고등심화프로그램은 사교육 활성화 프로그램이라고 하는 것이 맞다. 오산시는 2011 오산혁신교육지구 추진사업 성과 중간보고서를 냈다. 그러나 어디에도 고등심화프로그램에 대한 보고내용이 없다. 이는 오산시가 2011년 1차 추경에서 혁신학교지원에 필요한 교사자질향상 연수지원 우수교사 선발제 운영지원사업 예산 186백만원은 전액 삭감하고 고등심화프로그램 운영지원 예산 126백만원을 편성한 것에서도 알 수 있다. 오산시가 맞춤형 교육의 일부라고 하지만 고등심화프로그램이 내용상으로 혁신학교사업에 반하는 계획이기 때문에 고의적으로 누락시킨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

이번 사태의 핵심은 사교육에 전념해 왔던 오산시장의 교육철학에서 비롯된 것이다. 혁신교육에 있어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현재 오산시의 교육정책은 학교 현장에 있는 교사와 공교육을 불신하고 사교육을 통해 오산시의 교육의 질을 높여 보겠다는 망상에서 비롯되어졌다. 오산시가 내놓은 학교 현장에 대한 다양한 정책 지원은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사교육을 조장하고 지원하기 위해 사설학원(종로학원)까지 서슴없이 연계한 사업은 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오산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김상곤 교육감이 혁신학교 사업을 왜 시작했는지 되돌아 보아야 할 것이다. 혁신학교는 경쟁위주의 현 교육체계를 바꾸고자 시작되었다. 사교육비가 매년 증가하고 있는 현 교육체계에 대한 반성에서 시작되었음을 알아야 한다.

그러나 오산시의 정책 방향은 사교육 시장과 연계하여 공교육을 무력화시키는 것이다. 이것은 오산시가 혁신교육사업에 성과를 내기 위한 조급증의 발로에 기인한 것이다. 결국 오산시는 성과만 내면 된다는 성과주의에 매몰되어 혁신교육 사업을 파탄 내는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오산시의 주장대로 고등심화프로그램이 5개교 고등학교 학생 5982명 중 40명의 우수한 학생에게 오산시의 미래를 맡겨보겠다는 발상에서 기획되었다면 지금 당장 교육혁신지구 지정을 철회해야 할 것이다. 이렇게 획일적으로 키워진 인재가 과연 오산시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겠는가? 오산시는 당장에 혁신교육사업의 성과로 무엇인가를 만들어 내겠다는 생각을 버려라. 그래야 교육으로 행복한 오산시가 될 것이다.

2011. 9. 16
민주노동당오산시위원회

<외부 논평은 데일리와이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