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변인’은 어떤 사람 또는 단체를 대신하거나 대표해, 의견이나 입장을 밝혀 말하는 사람을 지칭한다. 따라서 위기상황에서 ‘대변인’의 역할은 막중하다. 혼선을 방지하고 한목소리를 내는 데 대변인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대변인의 기본 덕목은 ‘소통’이다. 이런 관점에서 경기도 김용삼 대변인은 자격이 없다. 소통’ 보다 ‘군림’, ‘이타(利他)’보다 ‘이기(利己)’에 더 가깝기 때문이다.    

김 대변인이 경기도 대변인이란 중책을 맡은 지 근 1년이다. 2011년 2월22일자로 부임했다. 그 후 그는 허리디스크 수술로 한 달 가까이 휴가를 했다. 그 후 복직한 김 대변인은 정말 바쁘다. 외근과 회의로 본연의 업무인 언론인과의 소통할 시간조차 쉽게 내지 못한다. 

정례적 업무로는 매주 화요일 11시 도지사가 참석하는 실국장 회의가 끝나면 브리핑룸으로 와서 회의내용을 기자에게 전한다. 주로 준비된 자료를 읽는다. 기자의 질문에 명확하고 시원한 답변보다 실무팀으로 넘기는 일이 다반사다. 대변인으로서 도지사와 도정을 위해 순발력과 정곡을 찌르는 송곳 같은 언변은 본 적이 없다.  

대변인이 제 몫을 다하려면 종합적 상황파악과 정보장악은 기본이다. 조직 내 중요 회의에 고정멤버로 참석하는 이유다. 김 대변인 역시 실국장 회의에 참석한다. 하지만 회의내용을 읽어서 전달만 하는 김 대변인은 자질이 의심스럽다. 앵무새 역할만 자처하는 김용삼 대변인은 대변인으로서 자격미달이라는 얘기다.

그런 업무라면 성실한 공무원이 맡아도 문제가 없다고 본다. 굳이 공무원이 아닌 측근을 대변인에 앉혀야 하는 이유가 없다. 김문수 지사에게 대변인을 정무직으로 앉히는 이유를 묻고 싶다.

김용삼 대변인이 하는 일을 보면 전문성이 없어 보이는 것도 큰 문제다. 언론인 출신이라고 대변인의 자격을 갖춘 것은 아니다. 공부하고 핵심을 볼 줄 아는 능력이 더 먼저다. 

김용삼 대변인은 월간조선 편집장 출신이다. 그는 보수언론인 조갑제 씨의 소개로 2010년 경기도정책특보라는 직책으로 김문수 지사와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0년 지방선거를 치르면서 최우영 대변인이 김문수 캠프로 들어가면서 후임으로 왔다. 언론인 출신이라는 경력이 크게 작용한 듯하다. 일부에서는 박근혜 저격수라는 얘기도 있었다. 대권잠룡 김문수 지사가 김용삼을 대변인으로 앉힌 이유일 것이라는 말들도 돌았다.   

하지만 김 대변인 취임 후 색다른 움직임은 발견할 수 없었다. 도지사의 ‘입’이 아니라 공직자 김용삼에 더 가까운 모습을 보여왔다. 대변인으로서 역할보다 실국장들과 관계 형성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대변인실 단속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그런 대변인이었다. 자기사람을 찾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는 잦은 인사가 이를 증명한다. 그래서 그를 두고 “자리에 연연한다”는 얘기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대표적 사례가 바로 ‘황금폭탄주’ 사건이다. 5만원 권을 폭탄주 컵에 싸서 여직원에게 주는 일이 언론에 보도된 사건이다. 보는 사람의 입장에 따라 다르겠지만 일부에서는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문제는 자신의 잘못을 깨끗하게 인정하지 않음에 있다. 수 천만원의 혈세를 자신의 과오를 덮는데 사용한 점이다. 이 부분은 그냥 넘어갈 수 없다.

대변인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혈세를 제 돈 주무르듯 사용한 점은 있을 수 없다. 그 액수가 상상을 초월한 점도 간과할 수 없다. 따라서 김문수 지사는 지금이라도 진위를 밝혀야 한다. 지나간 일이라고 묵과해서는 안 된다. 유야무야해서는 안 되며 결과가 있어야 한다.    

정당에서도 대변인은 중책이다. ‘정당의 꽃’이라고도 한다. 김대중 김영삼 전 대통령도 대변인 출신이다. 그래서인 지 ‘정치인의 출세코스’라고도 했다.

김용삼 대변인은 혹 자신이 출세코스로 들어섰다고 생각하고 있는 지도 모른다. 착각임을 명심하기 바란다. 출세가 눈앞에 있다는 오판 속에 자리에 연연해서는 안 된다.

대변인의 책임은 자신에게 국한되지 않는다. 대변인실 전반에 대한 책임 있는 결단이 중요하다. 불리한 기사가 게재된 신문을 탈취하거나 부하직원을 옹호해서 안 된다. 이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행위다. 신문탈취, 특정신문 비하발언에 대한 대변인의 입장을 분명히 밝힐 것을 촉구한다. 

또 자신의 안위를 위해 언론과 언론을 이간질하는 대변인의 태도에 대해서도 반성하라. 밝힐 것은 밝히고 당당한 대변인이 되길 바란다. 옳고 그름은 자신의 판단으로 평가받는 것이 아니다. 도민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의 의견이 한다.

대변인에게 문제점이나 의혹이 있다면 누가 대변인의 말을 믿겠는가? 특히 자신의 입으로 임명한 도지사에게도 ‘누’가 된다. 무엇보다 도민에게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