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균

수원시에서 최근 신선한 일이 있었다. 예전에는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일이었기에 말 그대로 신선했다.
염태영 수원시장이 지난 9일 총선 예비후보자들은 초청해 정책현안설명회를 가졌다. 한 마디로 정책과제를 공유하고 시의 미래를 함께 구상하자는 자리였다.

염 시장은 “정당을 떠나 수원시를 위해 일해주실 분에게 현안중심 정보를 공유하기위해 자리를 마련했다”고 했다.
총선 예비후보들에게 전달된 자료는 40쪽짜리 ‘2012시정계획’과 54쪽으로 만들어진 ‘수원의 비상’ 등 2종류의 자료였다.

이 자료에는 ‘2011년 주요시정 성과’와 ‘2012 재정현황’ 그리고 ‘올해 시정전략’ 등이 소개돼 있었다. 특히 주요 개발사업 현황도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었다.
수원시 정책과제 31개를 뽑아 요점을 정리해 준 점도 눈에 띄었다. ▲화성.오산.수원 행정구역복원 ▲수원 광역교통(철도)망 조기구축 ▲수원화성 세계문화유산 특구 지정 ▲수원비행장 이전 및 첨단복합산업단지 조성 등 31대 정책과제였다. 슬쩍 보기만 해도 주요현안임을 알 수 있었다.

총선예비후보들이 한 자리에 모여 현안과 관련해 어떤 얘기들을 나눌까? 기대가 됐다.
하지만 곧 실망했다. 염 시장이 인사 후 나가고, 담당과장이 자료내용을 정리해 읽어가는 도중에 예비후보자들은 하나 둘씩 자리를 뜨기 시작했다.

민망했다. 수원시는 이 자리마련을 위해 많은 준비를 했을 게 뻔하다. 주요현안을 엄선한 만큼 궁금한 것을 묻고 파악한다면 도움이 될텐데... 하는 생각을 했다.
비록 염 시장은 자리를 떴지만 도시계획 전문가인 이재준 제2부시장과 각 국장들이 자리를 했기에 더욱 민망했다.

참석자의 면면을 봐도 실망이다. 현역 국회의원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날 염 시장과 조찬모임을 갖고 나름 설명회를 했다고 했다. 역시 프리미엄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 그렇게 됐는지 궁금했다. 수원시가 알아서 그렇게 일정을 잡았는지 현역의원들이 남다른 대접을 원해서 이뤄진 것인지 궁금했다. 그러나 더 이상 알려고 하지 않았다.

현역의원과 후보들이 함께 모여 머리 맞대고 대화하고, 악수하고, 그렇게 만나고 헤어질 수는 없는 것인가? 4월11일이 지나면 바뀌는 사람도 있을텐데... 그때까지 현역과 후보자의 신분차이는 분명 존재했다.

이날 후보자 가운데서도 당선되면 또 다시 현역 대접을 요구하는 사람도 분명 있을 것이다. 이런 병폐를 끊었으면 한다. 선거 앞에는 누구나 공평해야 하고 균등한 기회를 가져야 한다. 수원시가 좀 더 깊게 생각했어야 했다.

게다가 현역은 아니지만 나름 이름 값 하는 후보는 대리인을 참석시켰다. 이 역시 실망이다. 국회의원도 대신 시킬 것인가?
물론 모두가 설명회에 다 참석할 수는 없다. 피치 못할 사정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연 그래서 그럴까? 하는 의문을 지워버릴 수 없다.

전국 최초로 지자체가 총선후보자에게 현안을 설명한 기획은 참신했다. 하지만 이를 귀하고 고맙게 생각하는 마음과 자세, 그리고 예의는 부족했다.

길거리에서 지지표 한 표를 주워 국회의원이 되는 것이 끝이 아니다. 국민은 덕망있고 능력있는 국회의원을 원한다는 것을 명심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