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경기도지사가 대선을 출마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지방선거 때 도지사 직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하면서 경기도민에게 한 표를 부탁했던 그였다. 그런데 그 약속이 염려했던 대로 깨지고 말았다.

사퇴시기를 조율중인 것으로 알려진 김 지사가 경기도지사 사퇴명분은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독주를 막기 위한 것. 경기도는 이제 대선과 맞물려 정치바람 영향권에 포함됐다.

올해는 대선과 총선이 함께 치러지는 해인 관계로 정치바람이 유난히 거세다. 정치와 관련해 말들이 많은 것도 그 때문이다. 정치권은 줄서기와 행보결정으로 움직임이 분주하다.

첫 번째 이벤트 4.11총선은 끝났다. 당명을 바꾸며 변신을 시도한 새우리당이 152석을 확보해 과반 정당이 됐다. 그러나 지금 현재 150석으로 과반확보선이 무너졌다. 제수성추행으로 탈당한 김형태 당선인에 이어 논문표절로 문대성 당선인이 결국 사퇴했기 때문이다.

국회의원 선거는 이렇게 마무리됐다. 다음은 대통령선거다. 드디어 잠룡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새누리당은 박근혜 비대위원장 독주에 정몸준 전 대표가 도전장을 던졌다. 그리고 오늘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나섰다.

그동안 김 지사의 대권도전은 기정사실화 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항상 경우의 수가 있었다. 경기도지사라는 막중한 임무가 걸림돌이 됐다. 도민과의 약속도 부담이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저조한 지지율로 선뜻 나서지 않을 것이란 추축이 있었다.

특히 김 지사는 지난 지방선거를 앞두고 재선되면 도지사 직무에 충실하겠다는 말을 했다. 도지사 당선을 위해서 어쩔 수 없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결국 이렇게 될 것을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었는 지 궁금하다.
도지사 후보 당시 “도지사직을 끝까지 수행할 자신있느냐”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다만 하늘이 허락하고 국민이 원한다면....” 작은 목소리로 뒷말을 남겼다. 그 때 그 말이 필자에게 유난히 들렸고 결국 경기도를 떠날 것이란 생각을 해왔다.

김 지사의 말을 다시 생각해 봤다. ‘하늘이 원하는 줄’은 모르겠다. 하지만 ‘국민이 원하지 않는 것’은 분명하다. 5% 지지율도 나오지 않는 초라한 성적표로 대선에 도전하겠다는 것은 무슨 명분인지 모르겠다.
당시 도민이 선택해 준다면 도지사 열심히 하고 때가 되면 대권에 도전하겠다고 말했어야 한다. 그러고도 사퇴해도 손가락질 할 사람 없다.

이래서 정치판은 믿을 수 없다고 한다. 이래서 정치판을 살아있는 생물이라고 한다. 지금의 권력이 어떻게 될지 한치 앞을 내대 볼 수 없는 것도 이 때문이다.

김 지사에게 이번 4.11총선은 큰 변수였다. 새누리당의 총선패배가 확실시 됐음에도 불구하고 결과는 반대였다. 김 지사 역할론이 고개조차 들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역할론을 만들어 대권도전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 이제 그의 머릿속에 경기도민은 없다.

김문수 지사의 측근인 차명진 의원은 김 지사가 20일 어제 핵심참모 10여 명과 회의를 한 뒤 대선캠프 구성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차 의원은 김 지사가 이르면 이달 안에 출마를 공식화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일부에서 거론되는 이른바 비박근혜 연대에는 참여할 계획이 없으며 경선에 나가면 끝까지 완주할 것이라는 게 김 지사의 입장이라고 전했다.

상황이 이런 만큼 경기도민은 또 다시 도지사를 뽑아야 할 형편이다. 경기도지사 보궐선거는 12월19일 대통령선거와 같이 치러진다.

경기도 최초 재선도지사인 김문수 지사는 이렇게 떠나게 됐다. 경기도지사의 대권병이 또 다시 살아났다. 다음 도지사는 어떤 인물이 올까. 누가 오던 그 선택은 도민의 몫이다. 도민이 올바른 인물을 선택해야 한다. 경기도를 누구보다 생각하는 진정한 도백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