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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균칼럼]경기도 언론에 등급을 매긴다면
 
이균 기사입력  2015/01/29 [23:49]
경기도에는 記者가 없다(?)
‘오산시 행정홍보비 집행기준’이라는 메일을 받았다. 발신자는 물론 오산시다.
‘오산시 행정홍보비 집행기준을 아래와 같이 공시하오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라고 시작되는 이 공시는 시행일이 2015년 1월로 명시돼 있었다. 공시내용은 △지급대상 △제외대상 △기타사항 △등급적용으로 나눠 정리돼 있었다. 지자체가 기자의 등급을 외부적으로 공개하며 정하는 어이없는 일이 경기도에서 발생하고 있다.
 
내용을 다 읽은 후 허탈한 웃음이 나왔다. 오죽했으면 이런 메일을 보냈을까? 그리고 그 기준을 정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고민을 했을까? 무엇보다 지금쯤 얼마나 많은 언론사들로부터 시달림이 받을까? 실소를 금할 길이 없었다. 그런데 이런 고민을 오산시만 한 것이 아니다. 지난 연말 경기남부 지역 대부분의 지자체가 함께 머리를 맞댔다고 한다. 늘어나는 매체수를 도저히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지자체 공보 홍보담당자들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한다. 출입을 통보한 언론사들이 보통 100명이 넘는다는 말에 놀랍기만 하다. 한정된 예산으로 도저히 출입기자들을 관리할 수가 없다. 그래서 궁여지책으로 집행기준을 정했다고 이해한다.
 
하지만 그 기준에는 광고국 직원은 있는데 ‘기자’는 없다. 출입기자를 상대로 한 문건이라고 보기에 뭔가 석연찮다. 결국 행정광고에 대한 얘기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몇몇 기준에 따라 광고를 지급하는 등급을 정하기보다 참 기자를 찾는 것이 더 빠르다고 생각한다. 입만 열면 광고얘기를 하는 무늬만 기자인 사람을 제쳐놓고 오산시와 오산시민을 위해 기자로서의 제 임무를 다하는 기자를 찾아 집행기준을 정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오산시는 출입신고 후 한 달에 2번은 와야 한다고 했다. 아니면 감점이다. 출입기자라면 출입처를 당연히 가야한다. 일에 따라 매일가도 부족하다. 하지만 한 달에 2번, 누구에게 얼굴도장을 찍어야 하나? 따라서 기사다운 기사 2꼭지를 작성하는 것으로 하면 어떨까? 그렇다면 취재를 위해 오지말라고 해도 서너 번은 방문했을 것이고, 또 서너 번은 전화취재를 했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또 시군 중복 출입신고 언론사에게는 감점을 한다고 했다. 경기도에서 잘 나가는 언론사도 1명의 기자가 두 세 곳의 지자체를 맡아 출입하고 있다. 어떻게 감점이 되는 지 지켜볼 일이다.
 
이밖에 사주가 동일하거나 부부가 운영하는 언론사는 1곳만 지급하겠다는 기준도 모호하다. 일단 법적으로 하자가 없다. 언론인 출신 부부가 각자의 개성을 살려 언론사를 운영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선의의 경쟁을 하기도 하는데 이를 한쪽만 선택 지원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특히 동일인물이 두 개의 언론사를 운영하는 경우도 지적했다. 이 경우에는 그만큼 많은 세금을 낸다. 중과세되기 때문이다. 국세청이 사업자를 허가할 때 문제가 되지 않는 사항을 거론한 것은 지나치다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매체에 소속된 기자가 배정돼 출입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방침을 정한 것은 설득력이 없다. 다만 한사람이 두 개 이상의 매체에서 일할 경우, 즉 2개 이상의 명함을 들고 다니며 2배의 수익을 얻는 경우에는 충분히 문제가 될 수 있다.   
 
부족한 예산을 잘 집행하기 위해 등급을 정해야 한다면 무엇보다 회사의 규모가 등급의 기준이 되어서는 안 된다. 가난한 언론사도 있고 새로 출발한 회사도 있다. 역사가 오래됐다고 좋은 언론사는 아니다. 일정 기간을 충족시키면 신생매체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그들에게도 앞날에 대한 희망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누구나 한 때는 신생매체였다. 특히 언론사 크기가 기자능력과 비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기자는 기사를 써야 참 記者
기자다운 기자를 찾는 길은 간단하다. 기사를 쓰는 기자를 찾는 것이다.
언론의 사전적 해석은 신문, 잡지, 방송 등을 통해 뉴스나 사실을 알리거나 의견과 논의를 전개해 여론을 형성하는 활동이라고 정리돼 있다. 요즘에는 인터넷매체가 새로운 언론의 형태로 활동을 하고 있다.
 
언론사에서 ‘뉴스와 사실을 알리는 역할을 하는 자’가 바로 ‘기자’다. 그러나 경기도에서 기자를 찾기란 쉽지 않다. 기사를 쓰지 않기 때문이다. 간혹 기사를 쓴다하더라도 광고를 따기 위한 행위일 뿐이다. 글을 써야하는 기자가 광고수주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얘기다.
 
목적이 광고이지만 기사를 긁적이는 행위를 하는 기자는 그래도 낫다. 오로지 광고를 수주하기 위해 도청을 비롯해 지자체를 출입하는 기자가 대부분인 것은 문제다. 아무리 먹고 살기위한 일이지만 기자가 기사를 쓰지 않고 기자생활을 한다니 참 어처구니없다. 광고를 빼내기 위해 상습적으로 정보공개를 악용하는 기자도 문제지만 광고 잘하는 기자를 원하는 언론사는 더 문제다. 광고 잘하는 직원을 언제부터 기자라고 불렀는지 궁금하다.    
 
물론 언론사도 수입이 있어야 운영할 수 있다. 언론사의 주수입원은 광고비다. 수입의 90% 이상이 광고비라고 봐도 무방하다. 종이신문의 경우 판매대금이라는 수입이 있지만 인터넷 시대에 스마트폰 앞에 기죽은지 오래됐다. 굳이 더 따진다면 해당기사에 대한 저작권으로 외국 언론이나 타 언론사로부터 수익을 올리기도 하고, 도서출판으로 인한 수익도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얘기는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중앙매체들에게나 해당되는 얘기다. 경기도는 다르다. 60년이 넘은 신문이나 수십 년이 된 매체도 오산시가 지적한 것처럼 행정홍보비에 매달린다. 이 과정에서 밥그릇싸움이 시작된다. 이때 전장에 나서는 장수가 바로 기자들이다. 지역 특성상 어쩔 수 없다는 것은 알지만 경기도에서 일하는 것이 슬프다. 경기도에서는 기자라는 작자들이 입만 열면 광고얘기다. 본분을 너무 쉽게 잊는다. 안타깝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명함에는 언론사 직책이 선명하다. 대부분 국장 부장이다. 경력이 참작되지 않은 직함이다. 언론사에서는 부장 데스크를 거치고 부국장 편집국장 자리에 오르려면 긴 세월이 필요하다. 그 세월동안 수많은 경험을 해야 한다. 그래야만 가능한 국장 부장 직책을 너무 쉽게 단다. 그래서인 지 이들은 취재원을 만나면 취재보다 신변잡기에 대해 얘기한다. 대부분이 달변이다. 하지만 얘기의 결론은 광고다. 취재를 갔지만 기사는 나오지 않는다. 다만 광고를 땄느냐 못 땄느냐라는 결과만 있을 뿐이다. 공무원들의 업무시간을 빼앗는 행위가 아닐 수 없다. 이들을 어찌 기자라고 부를 수 있겠는가?
 
더 가관은 종이신문을 발행한다고 원인모를 힘이 들어가 있는 기자가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그가 소속된 신문을 살펴보면 지자체에서 배포한 보도자료로 가득하다. 그런데도 자랑스럽게 내놓는다. 간혹 새롭다 싶어 자세히 보면 돈 주고 구입한 남의 기사가 탑으로 올라가 있다. 이른바 통신사 기사다. 그런데 기사 끝에 달린 이름은 광고수주에 혈안이 돼 있는 글 쓰지 않는 기자 이름이다. 이들이 인터넷언론을 깔본다. 광고만 따오면 회사에서 대접해주니 스스로 능력 있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그래서 인 지 보도자료 배포를 하지 않는 지자체도 있다. 보도자료를 게재하고 이름만 붙여 기사를 써줬다고 주장하기 때문이다. 해줄 것 해줬으니 보상하라고 한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다름 아닌 광고다.
그런데 이 지자체가 보도자료 공급을 멈춘 대상은 대부분 인터넷신문들이다. 이 역시 공평하지 않다. 꼼수에 불과하다. 언론사를 판단하는 기준, 기자를 평가하는 기준을 회사규모에 둔 것은 큰 실수다.   
 
종이신문 기자들은 지자체로부터 이런저런 대접을 받기에 어깨에 힘이 들어가 있다. 하지만 항상 기가 살아 있는 것은 아니다. 그들에게도 서열이 있다. 자신보다 잘나가는 매체 앞에서는 꽁지 숨기기 바쁘다. 모두가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게중에는 인격적으로 존중할만한 기자들도 있다. 혹 경험이 부족하거나 역량이 모자람을 깨닫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노력하는 기자도 있다.   
 
광고 잘하는 직원이 잘 나가는 기자(?)
경기도 언론사는 기자의 파워에서 수입이 좌지우지한다. 힘 있는 매체는 미리 제몫을 미리 떼어 놓는다. 여기서 힘 있는 매체란 경기도 소재 6개사, 중앙에서 내려온 매체, 그리고 방송사와 몇몇 통신사들이다.

이들은 언론사가 주체하는 각양각색의 행사를 펼치며 예산을 당겨간다. 예산을 주무르는 의회에서도 이들에게 적극 협조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자칫 폭탄 또는 파편을 맞기 싫기 때문이다.
힘의 원리에 대해 한 가지 사례를 들어보겠다.
 
경기도의회 올해 홍보예산가운데 10억이 새롭게 책정된 것이 있다. 경기도에서 힘깨나 쓰는 매체들이 주최하는 행사비로 받아놓은 것이다. 이렇게 제몫을 챙기는 일은 힘 있는 언론사와 몇몇 도의원들이 주도했다.
 
그런데 경기도 대변인실 홍보예산 가운데 비슷한 금액이 깎였다. 이로 인해 피해를 보게 되는 대상은 힘 있는 매체가 아니라 피라미 언론사들이다. 대부분 인터넷 매체들이 될 것이 분명하다. 이유는 간단하다. 대변인실은 비교적 저항이 적은 만만한 이들의 광고비를 줄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으로 상황은 변할 것이다.  

힘 있는 언론사에게 고한다. 행정광고에서 벗어나라!
인정받을 수 있는 기사를 작성해 지역언론의 체면을 세워라. 기자는 취재에 올인할 수 있어야 한다. 광고는 기자가 아닌 능력있는 광고국에서 맡아야 한다. 용기를 내 대기업들 광고수주에 과감하게 도전해야 한다. 광고주에게 인정받는 것이 그 언론사의 진정한 서열이다. 우물안 개구리처럼 경기도청을 비롯한 지자체들을 행주 짜듯 쥐어짜지 말고 큰물에서 인정받기 바란다.

또 힘없는 언론사에게 당부한다. 기자는 원래 가난하다. 그것이 명예로운 일이다. 번듯한 회사를 운영하지 못하더라도 규모에 맞게 운영하면 살아남을 수 있다. 언젠가 응원하는 독자가 생긴다. 인터넷 매체의 특성상 규모가 작다. 그렇다고 기자활동을 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기자는 기자로서 일할 때 진짜 기자가 되고 보람을 느낄 수 있다. 광고수주가 목적인 사람이 많아질 수록 기자 고유의 힘과 역할은 사라진다는 것을 깨닫기 바란다. 
 
경기도청을 비롯한 31개 시군 역시, 눈치보고 관행에 찌든 행정이 아닌 원칙을 지켜주길 부탁한다. 매체의 이름을 등에 업고 힘을 과시하는 이들에게 굴복해서는 안된다. 잠시 힘들뿐이다. 기자는 그 무엇도 아닌 기자로서 본문을 다하는 기준으로 평가 받아야 한다. 언론사 역시 마찬가지다.    


▲     © 이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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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5/01/29 [23:49]  최종편집: ⓒ 뉴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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