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시에서 당선된 행동대장 김성회 스토리

화성시가 들썩들썩...정가강타 김성회 녹취록

▲ 김성회 전 의원의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언론에서도 취재열기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사진은 MBN 캡처)    © 이균 기자

새누리당 최경환 의원과 윤상현 의원,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의 목소리가 나오는 녹취록. 그 공통분모에는 김성회 전 의원이 있다. 그는 양심선언을 한 것인가? 아니면 또 다른 욕심을 향해 불나방이 된 것일까? 지금 정가는 김성회 녹취록 폭로로 술렁이고 있다. 친박 실세들의 공천 주무르기를 엿볼 수 있기에 파장은 더욱 크다. 경기도 화성시를 기반으로 정치에 입문한 김성회. 그가 던진 핵폭로는 화성시 마저 들썩이게 하고 있다. 김성회의 과거를 돌아보며 미래를 예측해봤다.

예견된 핵폭탄...때를 기다려온 듯

정가에 핵폭탄이 터졌다. 주 타깃은 새누리당. 하지만 여의도를 넘어 대한민국까지 흔들고 있다. 2008년 경기화성갑에서 당선돼 정계에 입문한 김성회. 그의 녹취록의 파장은 핵폭탄급이다. 일단 등장인물부터 막강하다. 친박 실세들이다. 최경환, 윤상현 의원,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의 목소리가 나온다. 경기 화성갑 출마를 선언한 김성회 전 의원에게 지역구를 변경하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해석에 따라서 협박성 전화내용이 선거법위반이라는 게 법조계의 분석이다. 이로 인한 후폭풍이 거세질 전망이다.

또 다른 관심은 녹취록을 폭로배경이다. 이를 두고 말들이 많다. 일부에서는 친박 실세들의 압박에 대한 양심선언이라는 견해가 있다. 반면 친박 실세들에게 팽 당한 분풀이라는 해석도 있다.
폭로시점도 절묘하다. 새누리당 전당대회를 앞둔 때인 만큼 당에 주는 데미지는 크다. 서청원 의원이 받은 충격도 만만찮다. 서 의원은 녹취록 폭로와 함께 당대표 불출마 선언을 했다.

김 전 의원이 노린 것이 이것일까? 충분히 가능한 얘기다. 바로 서 의원과 김 전의원의 악연이 이를 말해준다. 서 의원이 2012년 19대, 2016년 20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화성갑 선거구는 김 전 의원의 지역구였다. 화성갑은 서 의원에게 명예회복과 함께 7선, 8선의원의 길을 열어준 곳이다.

2013년 고희선 의원이 폐암으로 사망하자 보궐선거 지역으로 선거가 실시된 곳. 이에 앞서 2008년 이 지역구를 통해 국회에 입성한 김 전 의원도 당연히 도전했다.

하지만 박근혜 정권은 당시 6선이던 친박계 거물 서청원을 이 지역구에 공천했다. 공천헌금 사건으로 유죄판결을 받은 전과가 있는 서 의원의 공천을 놓고 말들이 많았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을 떠받쳐 줄 친박 좌장격인 서 전 대표의 원내 진출이 이를 넘어설 만큼 절실했다.

이에 김 전 의원은 대놓고 반발했다. 그러나 문제는 의외로 쉽게 풀렸다. 절대로 지역구를 포기할 수 없다는 김 전 의원이 갑자기 태도를 바꿨기 때문이다. 당시 서청원 후보 개소식에 참석해 서청원의 손을 잡고 공개지지를 했다. 그때 나왔던 얘기가 ‘빅딜’이 있었다는 소문이었다. 소문은 사실이 됐다. 선거 후 김 전 의원은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에 취임했다. 공천을 양보하는 대가로 받은 '낙하산 인사'라는 말들이 무성했다.

김 전 의원은 이렇게 해서 ‘국회의원’과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이라는 이력을 새길 수 있었다.
2016년 4.13총선은 이번 녹취록 폭로의 핵이다. 김 전 의원은 난방공사 사장보다 국회의원을 더 원했는 듯하다. 2년가량 근무하고 임기를 1년가량 남겨둔 난방공사 사장 자리를 사퇴했다. 4.13총선에 출마하기 위해서였다. 김 전 의원은 서 의원이 자신에게 양보해 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서 의원의 양보는 없었다. 서 의원 역시 8선도전장을 던졌다. 

김 전 의원은 서 의원과의 전면전을 준비했다. 이를 말리고 나선 곳이 친박 실세들이었다. 그 과정에서 김 전 의원은 친박 실세들과 통화를 했다. 물론 공천과 관련된 내용이었다. 그때 나눴던 대화 내용이 이번에 터진 것이다.

김 전 의원은 선거구를 두 번이나 옮겼지만 결과는 낙천이었다. ‘화성갑’에서 을로 그리고 새로 생긴 ‘화성병’으로 이동했다. 그러나 경선에서 우호태 후보에게 밀렸다. 그 과정에서 친박 실세들의 약속은 말처럼 진행되지 않았다. 어떤 지원도 없었다는 것이 김 전 의원의 입장이다.
따라서 김 전 의원이 앙심을 품고 때를 기다렸다는 얘기가 돌고 있다. 하지만 김 전 의원 측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 김성회는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에 취임했다. 공천을 양보하는 대가로 받은 '낙하산 인사'라는 말들이 무성했다.    © 이균 기자

김성회를 분석하면 답이 보인다

1956년 화성출신인 김 전 의원은 서울고를 거쳐 육군사관학교(36기)를 졸업 후 대령으로 예편했다. 그 후 삼원토건이란 건설사를 운영했다.

정치와 인연이 닿은 것은 2007년 이명박 대통령 경선후보캠프 대외협력특보와 이명박 대통령 후보 경기도 선대위 통일안보위원장을 맡으면서부터다. 그밖에 농촌문제연구회 자문위원 뉴라이트경기안보연합 상임대표 등을 맡았다. 제대로 된 동아줄을 잡은 것도 아니었다. 이 정도는 지방 어디를 가도 있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김 전 의원은 운이 좋은 정치인이다. 2008년 국회의원에 당선되기 전까지는 고희선 의원을 보좌하며 활동했다. 지역정치인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그에게 행운이 찾아왔다. 18대 총선 때 새 선거구가 생겼다. 김 전 의원은 외지인이 많은 ‘화성을’보다 원주민이 많은 화성갑을 선택해 첫 금배지를 달 수 있었다. 당시 고희선 의원은 ‘화성을’을 선택해 당시 민주당 이원욱 의원에게 고배를 마셨다. 

여의도에 입성한 김 전 의원은 2009년부터 3년 간 국회 지식경제위원회에서 활동했다. 초선의원임에도 불구하고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적이 있다. 바로 2010년 12월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강기정 당시 민주당 의원과 주먹다짐이다. 김 전 의원은 이때 '핵주먹'이란 별칭을 얻었다.

이후 행동대장으로 활약하던 김 전 의원은 친박계 홍문종 의원과 가깝게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 덕분에 홍 의원은 2012년 11월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 캠프 조직총괄본부장 시절 김 전 의원을 국민소통본부장에 임명했다. 또 이듬해에는 국기원 이사장직을 맡은 홍 의원이 김 전 의원을 이사로 임명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김 전 의원은 그렇게 정치판의 인맥을 쌓아갔다.

▲  서청원 후보를 지지하고 있는 김성회 전 의원.(사진은 채널 A 캡처)   © 이균 기자

 

김성회 전 의원의 이미지는?

김성회 전 의원은 한 번의 국회의원과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이 내세울만한 이력이다. 그러나 김 전 의원은 대표적인 낙하산 인사로 꼽힌다. 공천양보 '김성회-서청원 빅딜설' 때문이다.

또 다른 이미지는 가족·측근인사 물의다. 지역난방공사 사장 후 일어난 일이다. 김 전 의원은 지역난방공사 사장 취임 100일도 안 돼 매제, 학교 동기 등을 줄줄이 특혜 채용했다가 물의를 빚었다.

또 있다. 김 전 의원은 난방공사 사장 취임 후 김 모 화백의 그림을 구입했다. 5점을 총 1억6000만원에 사들였다. 이는 김 사장 취임 전 난방공사가 28년 동안 구입한 그림의 총액 3760만원보다 많은 액수다.

김 화백은 옥란문화재단과 관련이 있는 인물이다. 옥란문화재단은 19대 새누리당 공천심사위원회 위원인 모씨가 설립한 곳이다. 김 전의원이 왜 그림에 애착을 보였는지 짐작이 가는 대목이다.

녹취록 폭로사태가 터지면서 김 전 의원의 이미지는 더욱 바닥에 떨어졌다. 김 전 의원 측은 녹취록을 언론사에 제보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통화의 중심에 김 전 의원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특히 친박들의 약속이 있었음도 문제다.   

친박계 이우현 의원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김 전 의원을 ‘비겁한 인간쓰레기’라고 표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