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오산시 실패, 남경필-용인시는 어떻게 풀까?

▲ 용인 뷰티산업단지 조성에 대한 브리핑을 받으며 관심을 보이고 있는 남경필 지사와 정찬민 시장.    © 뉴스후

 

한때 ‘뷰티’하면 오산시였다. 오산시가 ‘뷰티오산’을 내세운 까닭은 아모레퍼시픽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뷰티오산’은 슬그머니 사라졌다. 지금은 ‘교육도시 오산’으로 브랜드를 바꿨다. 최근 용인시에 아모레퍼시픽이 등장했다. 7년 전 오산시와 데자뷰로 느껴진다. 물론 용인시가 어떤 계획도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아모레퍼시픽이 어떤 기업인가? 최근 2년 연속 한국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런 기업이 용인시에서 확장해나간다면 용인시로서 가만있을 이유가 없다. 특히 ‘뷰티’라는 브랜드는 전 세계적으로 먹히는 아이템이다. 아모레퍼시픽과 연관된 오산시와 용인시. 두 지자체가 가는 길에 차이점은 무엇인가?

 

경기도-오산시 그리고 아모레퍼시픽

‘뷰티오산’이 슬그머니 사라지고 ‘뷰티용인’이 급부상할 전망이다.
경기도와 용인시가 총 사업비 1,630억 원 규모의 대규모 뷰티산업단지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 3월14일 경기도-용인시-아모레퍼시픽 그룹은 ‘용인뷰티산업단지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날 자리에는 남경필 경기도지사, 정찬민 용인시장,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그룹 회장 등이 참석했다.

7년 전인 2010년 10월, 오산시는 ‘아시아뷰티산업메카’를 선언했다. 이와 함께 ‘뷰티오산’을 대표 브랜드로 내세웠다. 이때에도 아모레퍼시픽 그룹 서경배 회장이 등장한다.

 

당시 김문수 경기지사-곽상욱 오산시장-서경배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 이사장은 화장품산업 미래비전 선언문’ 협약식을 갖고 2018년까지 오산시를 세계적 화장품 산업의 메카로 육성하기 위해 상호협력하기로 약속했다.

 

오산시 가장일반산업단지에 2011년 4월 입주를 앞두고 있었던 아모레퍼시픽이기에 함께할 수 있었다. 이는 오산시가 명실상부한 아시아 뷰티산업의 중심지로 발전할 것이라고 꿈꿀 수 있었던 배경이 됐다. 

경기도는 2018년이면 가장1, 2산업단지는 연간 생산유발효과 3조5000억원, 종사원 6000명 규모의 거대 뷰티산업단지로 변모하게 되며, 납품·협력업체까지 입주하면 그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오산시도 활발하게 움직였다. ‘뷰티오산’을 내세우며 가장2단지에 화장품산업특화지구 조성에 박차를 가했다. 뷰티페스티벌을 열며 ‘뷰티오산’ 이미지를 심어갔다.

2012년 11월 김문수 도지사는 가장산업단지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에서 ‘찾아가는 실국장 회의’를 열기도 했다. 김 지사는 이 자리에서 “뷰티산업을 경기도 신성장동력 산업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물론 그 중심에 오산시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볼 수 있었다. 그러나 결론은 짐작대로 들어맞지 않았다. 경기도와 오산시의 협약은 실천되지 못했다.

2013년 9월. 경기도는 2013대한민국뷰티박람회를 킨텍스에서 개최했다. 그동안 ‘뷰티디자인엑스포’라는 이름으로 4년간 치러온 행사의 이름을 바꾸었다.

 

예산도 4억원에서 20억원으로 늘렸다. 행사내용도 이.미용기 중심에서 화장품까지 확대했다. 오산시와 부딪히는 부분이다. 행사기간도 한 달 간격으로 치러지는 만큼 갈등은 심했다.

오산시의 불만은 높아만 갔다. 하지만 경기도의 생각은 바꾸지 않았다. 사활을 걸고 ‘뷰티오산’에 올인한 오산시였지만 결국 ‘뷰티오산’을 포기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오산시에 관련업체 유치가 미비했다”며 “오산시만 보고 사업을 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경기도 오산시와 갈등 용인시와는?

그로부터 7년 후, 아모레퍼시픽 그룹이 용인시에 등장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정찬민 용인시장,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그룹 회장이 ‘용인 뷰티산업단지 조성을 위한 투자 MOU’를 체결했다. 가장 큰 변화는 도지사가 김문수에서 남경필로 바뀐 것. 그리고 대상이 오산시에서 용인시로 변경된 점이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뷰티산업은 미래 성장산업으로 글로벌화, 지속적인 투자, 장기적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며 “도는 용인 뷰티산업단지 건립사업이 차질없이 진행되도록 행정적으로 지원하고, 추후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찬민 용인시장은 “용인시는 문화산업, 인적자원 등 우수한 인프라가 확보된 뷰티산업의 최적지로 향후 글로벌 시장진출의 교두보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그룹 회장은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바탕으로 국내 화장품업계의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지역경제에 기여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모레퍼시픽 그룹은 개발예정지에 입지한 기존의 연구시설을 확장해 경기 남부지역 화장품 산업벨트로 구축할 계획이다. 오산시를 염두에 둔 계획 가운데 하나로 풀이된다. 

 

세계시장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만큼 아모레퍼시픽의 확장은 필요했다. 그 터전을 용인시로 선정한 데는 이유가 있다. 먼저 오랜 인연이다. 아모레퍼시픽과 용인시는 각별한 부분이 있다. 1954년 기흥구 보라동에 연구소를 설립 때로 이어진다. 여기에 용인시와 경기도의 적극적인 지원약속이 한몫했다고 본다.

 

앞으로 용인시가 뷰티산업을 시 브랜드로 활용할 가능성은 높다. 그 성공여부 판가름은 시간이 필요하다. 귀추가 주목되는 부분이다.

용인시 관계자는 “뷰티산업과 연관당장 시 정책은 아직 세워진 계획이 없다”며 “사업이 잘 진행될 수 있도록 지원에 최선을 다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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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시 착륙한 아모레퍼시픽 계획은?

경기도와 용인시가 총 사업비 1,630억 원 규모의 대규모 뷰티산업단지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경기도-용인시-아모레퍼시픽 그룹과 ‘용인 뷰티산업단지 투자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아모레퍼시픽 그룹은 개발예정지에 입지한 기존의 연구시설을 확장해 경기 남부지역 화장품 산업벨트로 구축할 계획이다.
용인 뷰티산업단지는 화장품 복합연구소와 생산시설을 갖춘 대규모 화장품 사업단지다. 뷰티산단 조성 시, 4,900여 개 일자리를 창출하고 2조 원 이상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착공시기는 2018년이며 2020년 준공을 목표로 용인시 기흥구 보라동 일원을 포함해 총 52만4,000㎡ 부지면적으로 추진될 예정이다.

도는 뷰티산업단지가 인근 기흥 ICT밸리, 지곡동 바이오메디컬BIX, 덕성 산업단지 등과 네트워크를 형성해 사업효과를 극대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에 투입되는 사업비 1,630억 원은 부지조성 등 기반시설 비용으로 향후 연구·생산시설 건립 시 수천억 원이 추가로 투자될 계획이다.

 

아모레퍼시픽 그룹은 국내외 직원 2만여 명, 지난해 기준 연매출 6조7,000억 원 규모의 화장품·생활용품·건강용품 제조판매 기업이다.